[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구한말에 태어나신 나의 할아버지는 돌아가신 지가 벌써 40년이 넘었다. 할아버지는 청년 시절에 천주교의 신부가 되고자 대구에 있던 신학교에 다니셨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도중에 병을 얻어 학업을 중단하고 결혼을 하셔서, 결국 나까지 태어나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에 할아버지가 하시던 말씀을 아직도 나는 생생히 기억한다. “얘야, 지구는 공처럼 둥글다는 데 허공에 떠 있단다.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떠 있는 것이 참 신기하지? 하느님의 능력은 정말로 오묘하기도 하구나!” 우리의 고정관념은 경험의 산물이다. 물체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만 보면서 자란 사람에게는 허공에 떠 있는 지구가 신기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로케트를 타고 우주를 날아다니는 만화 영화의 주인공 ‘우주 소년 아톰’이 볼 때에는 우주 곳곳에서 별들과 지구가 허공에 떠 있는 모습이 당연하게 생각될 것이다. “경험은 가장 좋은 스승이다”라는 말은 대개는 맞지만 경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보면 때로는 답답하다. 현대건설에서 성공하여 회장 자리에까지 올랐던 이명박씨가 대통령이 되었는데,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정책을 결정하면서 “내가 해 봐서 잘 아는데...”라는 말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봄이 성큼 다가온 지난 3월 25~26일, 국토사랑방 답사단을 따라 1박 2일 일정으로 아름다운 섬 청산도에 다녀왔다. 청산도는 전라남도 완도에서 19.2km 떨어진 다도해 최남단 섬으로 완도항에서 뱃길로 50분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자연경관이 유난히 아름다워 예로부터 청산여수(靑山麗水) 또는 신선들이 노닐 정도로 아름답다하여 선산(仙山), 선원(仙源)이라 부르기도 하는 섬이다. 푸른 바다, 푸른 산, 구들장 논, 돌담장, 해녀 등 느림의 풍경과 섬 고유의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청산도는 2007년에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여유마을)’로 지정되어 유명해졌다. 청산도 ‘슬로길’은 청산도 주민들이 마을 간 이동로로 이용하던 길로써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하여 슬로길이라 이름 붙여졌다. 청산도 슬로길은 2010년 전체 11코스 42km에 이르는 길이 열렸는데, 2011년 국제슬로시티연맹 공식인증 ‘세계 슬로길 제1호’로 지정되어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길로서 인정을 받았다. 그런데, 나에게는 이 슬로길이라는 말이 어색했다. ‘slow’라는 영어에 ‘길’이라는 우리말을 붙여서 ‘슬로길’이라는 새로운 말을 만든 것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의 환경을 말하는 시평 <이상훈 교수의 환경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상훈 교수는 1985년 뉴욕주립대에서 환경과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토개발연구원 수석연구원ㆍ수원대 환경공학과 교수ㆍ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회장을 지냈습니다. 특히 2013년부터 2015까지 수원대 교수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고질적인 학내 비리 해결 투쟁에 몸을 던져 일했습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사)한국투명성기구가 주는 2015 투명사회상을 받았습니다. 이제 이상훈 전 교수는 그의 전문 분야인 환경이야기를 독자여러분께 쉽게 들려드리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추임새 부탁합니다. (편집자 말)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환경’이라는 단어는 매우 익숙하다. 환경이라는 단어는 사회의 여러 영역에도 침투하였다. 환경법, 환경행정, 환경외교, 환경경영, 환경음악, 환경미술 등 새로운 용어가 등장한 것을 보면, 모든 영역에서 환경이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환경을 공부한 한 사람으로서 흐뭇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환경이라는 용어의 정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일반인들은 환경이라고 하면 환경오염을 연상한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설화일일백 무심거사 태기산에 눈꽃이 피었소 겨울 하늘 파아란 캔버스에 순백의 눈가루를 뿌려 조화옹(造化翁)이 나무를 그렸소 혼자 보기 아까워 자네에게 전화 하오 내일 와서 같이 눈꽃을 봅시다 남부터미널에서 버스 타면 두 시간이면 도착하오 속인(俗人)과의 약속은 미루면 되오 모레가 되기 전에 눈꽃은 사라질 것이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설화일일백(雪花一日白) 2017.2.24. 태기산에서